몽블랑과 알프스 산맥이 빚어내는 장관 다음날은 버스를 타고 꼴드 몽트(Coldes Montes)로 이동, 락 블랑(Lac Blanc, 2,352m)으로 향하자. 버스의 종점에 내려 도로 건너편의 좁은 샛길로 들어선다. 초반부터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거센 바람과 함께 안개가 몰려와 시야를 가려도 안개 사이로 언듯 언듯 드러나는 큰 산의 이마가 반갑다. 발밑으로는 구름의 바다, 눈앞으로는 쏟아질 듯 가까이 다가선 빙하와 설산들. 능선을 걸어 맑고 작은 호수를 지나 두 시간 반 만에 2,352m의 락 블랑에 도착한다. 그리 크지 않은 호수지만 이곳에 비치는 설산들의 그림자는 압권이다. 산장 뒤편의 호숫가의 볕 바른 곳에서 점심을 즐기자. 잣나무숲 사이 좁은 샛길을 지나 찰라농(Charlanon)을 거쳐 1,999m의 플랑프라(Planpraz)까지 걸으면 다섯 시간 남짓의 트레킹이 끝난다. 다음날 플랑프라로 돌아와 멈춘 지점에서부터 다시 걷는다. 브레방(Brevent 2,525m)으로 향하는 길이다. 두어 번만 엎어지면 코가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는 산꼭대기 케이블카 정거장을 향해 헐떡거리며 올라가는 지그재그 오르막. 마침내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면 몽블랑과 알프스 산맥이 빚어내는 장관이 펼쳐진다. 전망 좋기로 유명한 브레방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고르자. 이제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는 블랑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벨라찻(Bel Lachat 2,515m)을 지나면 초원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노랗게 마른 채 웃자란 풀들 사이로 아직 푸른 기운이 성성한 초원. 배낭을 내려놓고 드러누워 양팔을 벌려 하늘을 가득 안아보자. 바람과 마른 풀 향기, 따가운 햇살 아래 한 잠자고 나면 천 년의 세월이 흘러갈 것만 같다. 초원의 끝에서 시작되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전나무숲을 지나 르 우슈(Les Houches) 마을로 내려서면 어느새 어둠이 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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